캐나다에서 두번째 겨울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눈이 내리는 창밖을 보며, 캐나다 겨울은 실제로 어떤지에 대한 글을 써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어 노트북을 꺼내들었다.
한국 사람들이 캐나다 겨울에 대해 말하면 두 부류로 나뉜다.
1. 캐나다 겨울 엄청 춥지 않아?
2. 한국도 겨울 추운데 뭐.
사실 두 가지의 반응 모두 내 생각에는 캐나다의 겨울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한 반응이라고 생각이 든다.
왜냐면 캐나다 겨울은 미치도록 춥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기 때문에 이 미친 추위에 놀랍게도 적응이 된다.
일단 캐나다 겨울이 얼마나 추운지 나의 얕은 표현력으로 설명을 해보자면,
수치적으로는 영하 10도 이하가 기본이다. 생활하는 시간대에 영하 10도에서 영하 17도를 넘나든다.
그래서 기온이 0도에서 영하 10도 사이가 되면 따뜻하다고 느껴진다.
영하 10도 이하에 장갑없이 밖에 나가면 5분도 되지 않은 시간에 손이 꽁꽁 얼어서 뼈가 아프다고 느껴진다.
이때 주머니에 손을 넣기만 해도 매우 따뜻하고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목도리 없이 나가면 다섯 걸음을 걷기 전에 "으! 추워! 미쳤다!"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런 기온에 눈이 정말 끊임없이 내린다.
이제는 눈이 오면 "와 예쁘다" 가 아니라 "이놈의 눈 지겹다 지겨워" 라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여기 눈은 약간 사막의 모래처럼 쌓인다.
기온이 낮아서 눈 알갱이들이 녹지 않고 그대로 바닥에 쌓여서 바람이 불면 모래 바람이 흩날리듯 눈바람이 흩날린다.
간혹 온도가 2,3도에서 영하 5도 사이로 올라오는 시기가 있는데, 이때 눈이 오면 얼음 비가 내리게 된다.
이런 비는 바닥에 닿자 마자 얼어버려서 탕후루마냥 수북히 쌓여있던 눈들 위로 얼음으로 코팅이 되는 아주 놀라운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이때는 정말 빙판길이 되어서 스케이트를 타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발톱이 있는 강아지마저 미끄러지는 빙판 겨울 시작이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 이 기온에 적응이 된다.
어떻게 적응하냐면, 목도리, 장갑, 털모자, 털부츠까지 착용하면 춥지 않다.
여기서 포인트는 무조건 목도리, 장갑, 털모자, 털부츠를 모두 착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목도리, 장갑을 다 하는 사람도 드물고, 털모자 조차도 겨울에 쓰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나도 한국에서는 목도리 정도만 하고 다녔다.
장갑이나 털모자 모두 불편하고 은근히 거슬리기 때문이다.
한국에 있을때는 털모자는 사람들이 왜 개발한 걸까? 그냥 패딩 모자 쓰면 되는 것 아닐까? 라는 아주 좁은 식견의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세상에 무언가가 있을 때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인데 말이다.
놀랍게도 털모자를 쓰면 체온이 매우 잘 유지되고, 보온에 아주 뛰어나다.
패딩 모자로는 대체 불가능한 체온 유지 필수템이다.
덕분에 캐나다에 온 뒤로 털모자를 벌써 두 개 구매했다.
목도리, 장갑, 털모자 중에 중요도로 따지면, 털모자>목도리>장갑 순으로 메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털부츠는 필수템이다. ugg에서 나오는 귀여운 털부츠가 아니라 등산화마냥 생긴 털부츠가 찐이다.
쌓인 눈을 저벅저벅 걸어가도 신발이 젖지 않고, 쌓인 눈을 그냥 밟아도 미끄러지지 않기 때문에,
눈이 오기 시작하면 털부츠를 꺼내 신어야 한다.
스니커즈, 운동화 정도로 녹지 않는 캐나다의 눈 위를 걸어갈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이렇게 준비를 마치면 영하 10도 이하의 기온에도 외출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0도에서 영하 10도 사이에는 어떻게 다니면 될까?
털모자, 목도리, 장갑 3개중에 하나씩 빠뜨리고 돌아다녀도 다닐만 한 정도이다.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 집이 보일러 식이 아니라는 것은 매우 한탄할 만한 일이긴한데
의외로 난방은 매우 잘 되는 편이다.
집뿐만아니라 대부분의 건물 안에서는 추위를 느낄 수 없을 만큼 난방이 잘 되어 있다.
단점으로는 매우 건조하다.
놀랍게도, 이런 날씨 덕분에 캐나다 사람들은 공원에서 스키를 타기도 하고, 랜덤한 빙판 공터에서 하키 게임을 하기도 한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은 등원시킬 때 자주 사용하는 것은 유모차가 아니라 다름 아닌 썰매이다.
솔직히 아무도 안 믿을 것 같아서 사진을 첨부한다.
가끔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캐나다에서 정말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캐나다의 겨울은 정말 놀라울 만큼 춥고, 예상하기 어려운 계절이다.
게다가 겨울이 11월말쯤 시작해서 4월까지 이어진다.
그냥 추워서 4월을 겨울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4월에도 눈이 온다.
한국의 삼한사온처럼 잠깐 봄인가? 싶다가 다음주에 눈이오고, 이제 여름인가? 싶다가 그 주에 눈폭풍이 온다.
이 겨울이 싫냐고 하면, 또 그렇지 않다.
살아갈만하고,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낼만하다.
겨울에 캐나다 놀러가려고 하는데 많이 추워요?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매우 매우 매우 매우 춥기 때문에, 히트텍 꼭 챙기고, 한국 패딩으로 괜찮지만 장갑, 목도리, 털모자를 꼭 챙겨야한다.
한국 사람들은 털부츠가 없을테니 두꺼운 양말을 챙기면 좀 낫지 않을까 싶다.
이번주는 그래도 좀 따뜻해질 예정이라 영하 3도를 웃돈다고 한다.
'이 정도면 봄이지 뭐' 라는 생각이 드는 거 보니 몬트리올 사람이 다 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