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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취업 어떻게 준비 해야 할까 (Edited by Claude)

 

해외 인턴이나 취업을 준비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비슷한 질문들을 받는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 어떤 걸 모르는지도 모르겠다는 말.

그 막막함이 익숙하다. 나도 한때 그랬으니까. 그래서 매번 비슷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들을 한번 정리해봤다.


한국인이라서 불리한 게 아닌가?

"한국인은 해외 인턴 가기 힘들다던데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 질문을 처음 받았을 때 나도 잠깐 멈칫했다. 나도 한때 한국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다 해서 해외 취업, 인턴을 하지 못할 까봐 걱정했으니까. 근데 사실 국적 때문에 불리한 경우보다, 해외 채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 채로 지원하기 때문에 어려운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일단, 리서치 팀은 어디서 박사를 했는지보다 연구 핏을 본다. 내가 어떤 문제를 다뤘는지, 코드랑 논문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뭔지가 훨씬 중요하다.

다만 프로덕트 팀은 비자가 필요한 사람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긴 하다. 그럴 때는 "저 뽑아주세요"보다 "같이 연구해볼 수 있을까요"라는 접근이 오히려 더 효과적이다. collaboration을 먼저 제안하고, 거기서 인턴십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referral이 없으면 안 되는 건 아니다.

해외 취업은 referral이 필수라던데요.. 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필수는 아니다. Referral이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맞다. 근데 없다고 못 가는 것도 아니다. 논문, GitHub, cold email. 인맥 없이도 열려있는 루트들이다. 실제로 이 경로로 들어가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그리고 Cold mail을 통해 referral을 부탁하고, 학회에서 만난 인연을 통해 referral을 부탁하는 루트도 있기 때문에 referral을 collaboration한 사람을 통해 받는것, 또는 이미 아는 사이에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커넥션에 대해 한 가지 더

한국 사람들이 networking을 어려워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겸손해야 한다는 생각과 내가 먼저 연락하는 게 뭔가를 얻어내려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불편함, 그리고 내가 더 갖춰져 있어야, 더 준비가 되어 있어야 연락할 자격이 생긴다는 생각. 이런 것들이 합쳐지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cold mail, 학회에서 만드는 networking, connection에 두려움을 갖고, 결국 아무에게도 연락을 못 하게 된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그 생각은 커넥션의 본질을 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커넥션은 나의 이득을 위해 들이미는 과정이 아니다. 같은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을 찾고,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과정이다. 그러니까 사실 친구를 사귀는 것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

"저 이런 연구 하고 있는데, 혹시 비슷한 고민 하고 계신가요?" 이 말이 뭔가를 달라는 말처럼 들리는가? 나는 그냥 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끼리 이야기하자는 말처럼 들린다.

준비가 되어야 연락할 수 있다는 생각도 마찬가지다. 대화는 준비가 완성된 사람들끼리 하는 게 아니라, 서로 아직 모르는 것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하는 거다. 오히려 한창 고민하고 있는 시점에 나누는 대화가 훨씬 생산적인 경우가 많다.


논문 수가 적어도 가능하다.

요즘 논문이 쏟아져 나오고 한국은 특히 논문의 갯수, 인용수로 능력을 평가하는 문화가 여전히 있는 것 같다. 솔직히 나도 박사과정하면서 논문 개수를 세며 자신감이 떨어졌던 때가 있었다. 그치만, 개인적인 체감으로는 아마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논문의 갯수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점점 논문의 개수보다 어떤 문제를 다뤘는지, 얼마나 깊이 파봤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내가 다룬 주제가 그 팀이 지금 관심 있는 것과 맞닿아 있다면, 논문 한 편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있다.


기회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막연하게 "해외 채용"을 검색하면 아무것도 안 보인다. 회사 → 리서치 조직 → 팀 순서로 좁혀야 한다. 관심 있는 팀의 논문, 블로그, 채용 공고를 꾸준히 들여다보는 게 결국 가장 확실하다.

그리고 회사마다 채용 시즌이 다르다. 타이밍을 놓쳐서 1년을 기다린 사람들을 꽤 봤다. 의외로 해외 취업에는 타이밍이 가장 큰 중요 요소로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준비되고 지원해야지 보다는 회사의 채용 시기를 눈여겨봤다가 그 시기에 맞춰 지원하는 것이 더 현명한 결정이라고 생각된다. MS는 보통 가을에서 겨울 사이에 다음 해 인턴 채용을 시작하는 편이고, full time은 headcount가 확정되는 가을부터 채워진다.


어떤 팀이 내 연구를 하는지 찾는 법

가장 쉬운 방법은, 내가 자주 읽는 논문 저자들이 어느 팀에 있는지 따라가는 거다. 논문 → 저자 → 소속 → 팀 → 채용. 이 흐름을 몇 번 반복하면 생각보다 빠르게 지도가 그려진다.

학회 부스에서 직접 말을 거는 것도 방법이고, cold mail도 방법이다. 외국인에게 메일 보내는 게 어색하면 한국인 연구자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도 괜찮다. 경험상 대부분 도와주려고 한다.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어디든 불러주면 가겠다"는 태도는 생각보다 좋은 전략이 아니다.

내 연구 방향과 팀이 얼마나 맞는지를 꾸준히 보여주는 게 훨씬 중요하다.


cold email, 정말 효과 있냐고 물어본다면..

대부분의 cold email이 답장이 안 오는 건, 너무 길거나, 너무 막연하거나, 왜 연락했는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짧고, 구체적인 논문 하나 언급하고, 요청은 가볍게. 그게 전부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Subject: Question about research directions in [Team / Topic]

Dear [Name],

I am a PhD student working on [research area] at [university]. I recently read your paper on [specific paper], and was particularly interested in [1 concrete detail].

I am exploring research internship opportunities for [time period], and was wondering if your team might be open to discussing potential research directions.

My CV is attached. Thank you for your time.

"인턴 주세요"가 아니라 research discussion 요청이다. 상대가 부담 없이 답할 수 있는 형태로 보내는 것이 포인트다.


인터뷰 마지막 질문에서

인터뷰 준비를 할 때 기술 질문 대비에만 집중했던 적이 있다. 마지막 "질문 있나요?"는 그냥 형식적인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나중에 돌아보면 그 5분이 꽤 중요한 시간이었다. 내가 이 팀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가 거기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팀 방향성이나 챌린지에 관련된 걸 물어보는 게 좋다. 팀에서 지금 가장 어려운 문제가 뭔지, 만약 조인하게 된다면 처음에 어떤 프로젝트를 해보면 좋을지, 팀에서 기대하는 성과의 형태는 어떤 건지 같은 것들이다.

반면 GPU 몇 개인지, 회사에서 좋은 점이 뭔지 같은 질문들. 이 질문들이 나쁜 건 아니다. 근데 이런 질문으로는 내가 팀의 문제와 팀의 관심사에 대한 align을 드러내기 어렵다.


이 글을 쓰면서 나도 처음 지원했을 때를 떠올렸다.

준비가 됐다는 느낌은 한 번도 없었고, 그냥 보냈다. 거절도 많이 받았다.

근데 그 거절들이 쌓이면서 어디에 지원해야 하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 적은 것들이 정답은 아니다. 나한테 맞았던 방식이고, 다른 경로도 분명히 있다. 다만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받으면서, 이 정도는 미리 알았으면 좋았겠다 싶었던 것들을 모은 거다.

막막한 거 당연하다. 그 막막함을 안고 일단 지원해보는 것, 그게 시작이다.